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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빅브라더, 어떻게 볼 것인가
'살며 생각하며'
기사입력: 2020/07/07 [10:23] ㅣ 최종편집: 나눔뉴스.
송면규 칼럼니스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를 추적하기 위한 안면인식 시스템이 중국에서 개발돼 실용화 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등교하면서 자연스럽게 교문을 통과하면 안면인식 시스템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열 온도를 실시간 측정하게 됩니다. 또 마스크를 벗지 않고도 지하철 요금을 결재할 수 있고, 콘서트장 입장할 때 촬영한 영상을 안면인식 기술로 분석해서 수배자를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은 정부의 방역시스템 구축에 자신의 정보를 자연스럽게 제공합니다. 당연히 정부를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자료가 언제까지 보관되는지, 어떻게 활용되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문득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생각나게 합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법체계를 일원화하고 개인의 권익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2011년 3월 29일에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 같은 해 9월 30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당사자의 동의 없는 개인정보를 수집 및 활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한 내용을 담아 제정한 법률입니다.

 

소설 속 얘기 같지만 전례 없는 코로나 팬데믹은 더 많은 권한에 대한 각국 정부의 참을성을 지금 시험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확진자를 더 세세하고 미세하게 관리할수록 전염병 감소세는 둔화되는 양상을 나타내는 반면 방역에 소홀하게 되면 확진 환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회학자들은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이 소설 '1984' 속에서 다뤘던 "정보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을 일컫는 '빅브라더'가 '공중보건'이라는 명분을 갖고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주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로부터의 단속이 점차 강화될수록 '빅 브라더'식 감시체계가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정부 당국은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는 유럽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존 체계와 상관없이 개인과 사회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를 진압하겠다는 이유로 'SNS 통제법(일명 가짜뉴스 규제법)'을 만든 터키가 좋은 예입니다.

 

헝가리에서는 코로나 방역을 빌미로 '독재법'을 통과시켰으며, 영국은 환자 접촉자를 중앙 서버에 기록하려다 포기한 사례가 있습니다. 독일·스위스 등에서는 '개인정보를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정부에서 설득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에 권력 맛 들인 정부에서 내려놓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감시체계의 효과를 한번 맛본 권력이 종식 이후에도 이를 순순히 내려놓을 수 있을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우려합니다. 헝가리의 사례처럼 권력이 디지털 빅브라더를 지속시킬 명분은 권력 마음대로여서 입니다. 제2의 코로나19를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든지, 공동체 안전을 해치는 또다른 위협을 막아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더글러스 러첸 ICNL(국제비영리법률센터) 센터장은 "전 세계 정부가 비상 지휘권을 발동하고 있으나 나중에는 이를 포기하는 데 주저할 것"이라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지휘권은 사회의 구조에 스며들게 된다. 코로나19가 공중보건의 위기만이 아닌 사회적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 경고합니다.

 

EU 집행위원회는 감염자 동선 파악을 위한 추적 앱을 허용한다면서도 "사용자 휴대전화 위치를 위성으로 추적하는 GPS가 아닌 근거리 전파를 이용하는 블루투스를 이용하라"고 권고합니다. 또 앱을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설치하고 감염자 정보를 익명으로 처리하라는 지침도 내렸지만 코로나19발 빅브라더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래저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핑게로 국민 동선 감시 체계는 갈수록 강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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